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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6시40분 기준 태풍현황 및 수도권 기상실황(기상청 제공) © 뉴스1
3일 오전 6시40분 기준 태풍현황 및 수도권 기상실황(기상청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3일 오전 6시30분 강원 동해상으로 빠져나갔으나 수도권 영향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면서 가시거리가 짧아지겠으니, 출근길 교통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하나파워볼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 남부(여주, 이천, 안성)에 시간당 20㎜ 안팎 강한 비가 내리겠고, 경기 남부(양평, 광주, 용인, 화성) 및 인천, 서해 도서지역(자월도, 덕적도)에도 10㎜ 안팎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오전 0시부터 3일 오전 6시까지 수도권에서 누적 강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인천 옹진 덕적도로 194.5㎜가 내렸고, 강화 볼음도에도 137.5㎜가 내렸다.

서울에서는 강남구에서 72.0㎜ 가량이 누적된 게 파악됐다.

바람도 거세다. 경기 안산에서 93㎞(25.8㎧)의 바람이 기록돼 수도권에서 최곳값을 기록했다. 서울에는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60㎞(16.7㎧)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강풍으로 인해 야외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건설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 시설물 파손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강풍에 따른 파손물로 인한 2차 피해, 낙과 등 농작물 피해 발생도 함께 염려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출근길 서해안의 인천대교, 영종대교, 서해대교와 도서지역의 바람이 더욱 강하게 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할 것”을 덧붙였다.

ace@news1.kr

서구 순간 초속 39.2m..김해공항 39.1m, 사상 37.8m, 사하 36.8m
오전 2시 기준 소방본부 179건 피해 접수..9개 구·군 266명 대피
광안대교 등 31곳 통제, 정전에 곳곳 암흑천지..부상자도 다수 발생

바람에 휩쓸려 날라온 이동식 집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 한 교차로에 이동식 집이 강한 바람에 날아와 있다. 2020.9.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바람에 휩쓸려 날라온 이동식 집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 한 교차로에 이동식 집이 강한 바람에 날아와 있다. 2020.9.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태풍 마이삭이 강타한 부산 지역에 건물 외벽이 뜯기거나 가로수가 쓰러지고 수천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파워볼

3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기준 부산에 17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오후 11시 32분께 남구 한 건물에서는 외벽이 붕괴해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동래구 온천동 한 건물도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갔고, 강서구 한 건물 외벽 철판이 떨어지기도 했다.

동구 수정동 교차로에는 가건물 형태의 이동식 집이 도로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운대구 장산로에서는 길이 40m의 철재 구조물이 도로 위로 쓰러져 도로가 전면통제됐고, 동서고가로에 있는 높이 5m 구조물도 일부 파손됐다.

강서 체육공원 앞 도로에는 사무실 용도로 쓰던 컨테이너가 바람에 밀려와 도로를 막았다.

태풍에 간판 추락 (부산=연합뉴스) 태풍경보가 내려진 3일 부산 사상구 한 건물의 간판이 강풍에 바닥으로 추락해 있다. 2020.9.3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ady@yna.co.kr
태풍에 간판 추락 (부산=연합뉴스) 태풍경보가 내려진 3일 부산 사상구 한 건물의 간판이 강풍에 바닥으로 추락해 있다. 2020.9.3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ady@yna.co.kr

사하구, 수영구 중구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부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파워볼

간판이 떨어지거나 유리창이 파손되고 창틀 섀시가 빠지는 사고도 속출했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3일 오전 2시 17분께 해운대 방파제에서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다리에 부상을 입고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각 해운대 한 편의점 앞에서는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바람에 흔들거려 60대 행인이 도와주다가 냉장고가 쓰러지며 기절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2일 오후 11시 5분께 서구 한 아파트에서는 깨진 유리창에 발을 다친 50대 남성이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각 부산진구 동천에는 40대 여성이 물에 빠져 119 구급대원이 구조,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골목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사상구 한 골목에 강풍에 떨어진 구조물이 널브러져 있다. 2020.9.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아수라장으로 변한 골목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사상구 한 골목에 강풍에 떨어진 구조물이 널브러져 있다. 2020.9.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해운대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강풍에 “건물이 흔들린다”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파트 28층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침대에 누워있는데 건물이 흔들리는 게 느껴져 속이 울렁거린다”고 말했다.

불안해진 한 고층 아파트 주민은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는 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강한 바람에 건물 외벽 손실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부산 동구 한 건물 외벽이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강한 바람에 떨어져 나가 흔들거리고 있다. 2020.9.2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강한 바람에 건물 외벽 손실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부산 동구 한 건물 외벽이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강한 바람에 떨어져 나가 흔들거리고 있다. 2020.9.2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정전사고도 속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하, 해운대, 동래, 남부 지역에 변압기 폭발·전선 스파크 등으로 정전 신고가 접수됐다.

서구 송도 지역 아파트와 사하구 다대지역, 동구 초량동 일대에 정전이 됐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0시 기준 3천874가구에 정전이 이뤄졌고, 태풍의 뒤끝 위력이 여전해 복구율은 18.1%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정전에 의한 구조요청이나 화재 등으로 신고가 잇따랐고 현재까지 62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재해 우려가 있는 9개 구·군 144가구 주민 266명은 태풍 상륙전 사전 대피를 해야 했다.

9개 구·군은 사하구, 동구, 북구, 남구, 서구, 부산진구, 동래구, 수영구, 강서구다.

침수·산사태 우려 지역과 노후 건물, 경사지에 사는 주민들이다.

태풍 마이삭에 꺾여버린 신호등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부산 영도구에서 파손된 신호등이 길가에 넘어져 있다. 2020.9.2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태풍 마이삭에 꺾여버린 신호등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부산 영도구에서 파손된 신호등이 길가에 넘어져 있다. 2020.9.2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부산에는 25곳의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동서고가로가 전면 통제됐고, 거가대교,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컨테이너 통제) 등도 통행이 차단됐다.

부산∼김해 경전철과 경부선, 동해선 등 열차도 일찌감치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 서구에는 순간 최대 초속 39.2m의 강풍이 관찰됐고, 김해공항 39.1㎧, 사상 37.8㎧, 사하 36.8㎧가 기록됐다.

강수량은 강서 119.6㎜, 북구 112.5㎜, 금정 111㎜ 등이 내렸다.

ready@yna.co.kr

9호 태풍 ‘마이삭’이 한국에 큰 피해를 준 가운데 10호 태풍 ‘하이선’도 발달하고 있다. 하이선이 먼저 지날 것으로 보이는 일본에서는 “역대 최대급”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다.

/사진=NHK방송 화면 갈무리
/사진=NHK방송 화면 갈무리

NHK 등에 따르면 2일 일본기상청은 이번 주말 10호 태풍 ‘하이선’이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2일 밤 9시 기준 하이선은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 부근에서 중심기압 985hPa 상태로 시간당 15㎞ 속도로 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일본기상청은 4일 밤 9시 이 태풍이 ‘매우 강'(925hPa)으로 발달하고, 하루 뒤에는 ‘맹렬’ 급(915hPa, 최대풍속 초속 55m, 순간 최대 75m)으로 더 세진 채 일본 남쪽 부근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6일 밤 9시께는 ‘매우강'(925hPa, 최대풍속 초속 50m, 순간 최대 70m) 위력을 가진 채 일본 규슈 서쪽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은 930hPa 이하·최대 풍속 50m/s 이상인 경우에 ‘태풍 특별경보’를 발령하는데, 예상대로라면 이 기준에 들어온다. 이는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인 오키나와를 제외하고 한 번도 발령된 적이 없어, 현지는 긴장하고 있다.

10호 태풍 '하이선' 예상 이동경로. /사진=한국 기상청
10호 태풍 ‘하이선’ 예상 이동경로. /사진=한국 기상청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에서 5000명 이상의 사망자·실종자를 냈던 1959년 ‘베라’ 태풍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설명했고, 아사히신문은 기상청 관계자를 인용해 “역대 최강 규모”라고 전했다.

일본기상청은 많은 비, 강풍, 해일 등으로 인한 대규모 재해가 우려된다면서 “진로가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넓은 범위에서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호 태풍 ‘하이선’은 7일 한반도를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을 지나며 세력은 약화해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 중심기압 960hPa 정도로 한국에 근접할 전망이다. 한국 기상청도 현재 하이선이 7일 경남 쪽으로 상륙해 한반도를 지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김주동 기자 news93@mt.co.kr

외국인 기자 질문에 답변 대신 “일본어 이해했냐”
“외국인에 대해 차별의식 은연중 나타났다”지적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포스트 아베’로까지 거론됐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최근 외국인 기자에 대해 차별을 했다는 비판이 일본 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 등이 1일 보도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달 28일 장기 체류비자(재류 자격)를 가진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규제 완화를 앞두고 실시된 모테기 외무상의 기자회견 장에서 벌어졌다. 영자지 재팬타임스의 오스미 마그달레나 기자는 모테기 외무상에게 재류 자격이 있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 완화 방향성과 당초 입국 규제를 결정했던 과학적 근거에 관해 질문했다.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그동안 장기 체류비자를 가진 외국인에 대해서도 일단 출국하면 출산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재입국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1일부터 이를 완화해 적용하고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재류 자격이 있는 외국인의 재입국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을 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처럼 일본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기자가 다시 과학적 근거에 대해 묻자 모테기 외무상은 갑자기 “What do you mean by scientific?(과학적이라는 건 무슨 뜻이죠?)”라고 영어로 되물은 것.

당황한 기자는 “일본어도 괜찮다. 그렇게 바보 취급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항의했고, 이에 모테기 외무상은 “무시하지 않는다. 바보 취급하지 않는다. 전혀 바보 취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자는 “일본어로 이야기 하고 있으니 일본어로 대답해달라”며 “재류 자격이 있는 외국인들에 대해 당초 입국 규제를 한 과학적 근거가 무엇이냐고”고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모테기 외무상은 “출입국 관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출입국 관리청에 문의해달라”며 “일본어를 이해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작 과학적 근거는 끝까지 함구했다.


日 언론과 누리꾼 “외국인에 대한 차별” 비판 목소리

오스미 마그달레나 재팬타임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모테기 외무상의 발언을 지적한 기사들을 공유해 올렸다. 오스미 마그달레나 트위터 캡처
오스미 마그달레나 재팬타임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모테기 외무상의 발언을 지적한 기사들을 공유해 올렸다. 오스미 마그달레나 트위터 캡처

단순 해프닝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일본 언론과 누리꾼들은 모테기 외무상의 태도와 그 배경을 비판하고 있다. 일본 사회가 외국인에 대해 갖고 있는 차별의식이 은연중 나타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이민문화, 이민사정을 전하는 웹 매거진 ‘닛폰 복잡 기행’의 모치즈키 히로키(望月優大) 편집장은 2일 포털사이트 야후에 기고를 통해 두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모치즈키 편집장은 먼저 모테기 외무상이 결국 질문에 대해 답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점을 언급했다. 관심을 기자의 언어 문제로 돌리면서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비켜갔다는 것이다. 그는 “대답하지 않는 건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기자의 문제처럼 보이게끔 초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모치즈키 편집장은 이어 “일본국적이 없는 주민에 대해서만 엄격하게 규제를 가해왔던 것인데 이에 대한 근거가 없다면 일본 정부가 이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증거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나 논리를 대는 건 매우 중요하다”며 “재류 자격이 있는 외국인에 대한 재입국 규제는 근거가 없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두 번째로 “정부정책에도 나타난 외국인에 대한 경시와 이번 기자에 대한 모테기 외무상의 모욕적 행동이 완벽히 일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정책이 일본 국적을 갖고 있지 않은 시민을 경시하고 있다는 걸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오히려 눈앞의 기자를 모욕함으로써 결국 감췄던 속내가 드러난 게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버즈피드 재팬 역시 이번 사태와 관련 일본 내 외국인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감정에 대해 보도하며 일본 법무성의 2016년 관련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결과에 따르면 일본에 사는 외국인이나 외국 출신자 4명 중 1명은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괴롭힘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또 최근 5년 동안 일본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모욕당하는 등 차별적인 말을 들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9.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가 “어차피 일본어를 모른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 있다”는 응답도 나왔다.

버즈피드 재팬은 “모테기 외무상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그 배경에 일본 사회 내 (외국인에 대한) 잠재된 차별의식이 있었다면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화가 난 보수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 화를 낼수록, 똑같이 화를 내더라도 정치적으로 보수층일수록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고 확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일 KAIST 전산학부 소속 한지영(38) 박사후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논문 ‘공공보건 위기 시대에 감정과 가짜뉴스’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케네디스쿨이 발간하는 학술지 ‘하버드 케네디스쿨 미스인포메이션 리뷰’에 채택돼 곧 발간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퍼진 가짜뉴스 중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검증된 뉴스 12개를 대상으로 가짜뉴스에 누가 취약한지 측정했다. 해당 뉴스는 중국 의사 210만명 이상이 가입한 의료 정보 포털 DXY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뉴스다. 코로나19 최초 확산지가 중국인만큼, 연구팀은 중국 내 가짜뉴스 중에서 국내에도 많이 퍼진 내용을 분석했다. 예컨대 ‘소금물로 입 안을 헹구면 코로나 19 감염을 막는다’‘10초 숨 참기로 코로나 19 감염 여부를 자가진단할 수 있다’‘마늘 섭취는 코로나19예방에 효과가 있다’ 등의 내용이다.

코로나19에 화가 난 보수층이 가짜뉴스를 더 많이 믿고 더 많이 퍼뜨렸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 ‘공공보건 위기 시대에 감정과 가짜뉴스' 내용을 요약한 표. [사진 KSIST]
코로나19에 화가 난 보수층이 가짜뉴스를 더 많이 믿고 더 많이 퍼뜨렸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 ‘공공보건 위기 시대에 감정과 가짜뉴스’ 내용을 요약한 표. [사진 KSIST]


연구팀은 4월 9~13일 국내 성인남녀 51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에게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화가 나는지, 두려운지(6점 척도)를 물었다. 또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에서 진보 중 어디에 속하는지(7점 척도) 선택하도록 했다. 이후 연구팀이 선정한 가짜뉴스 12개를 응답자에게 제시하고 ‘과학적으로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와 ‘다른 사람에게 이 내용을 공유하겠는지’를 ‘예/아니오’로 물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사태에 화가 난다고 응답한 이들이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의 수준이 한단계 높을수록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0.58 상승했다. 또 그렇게 분노한다고 말한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타인에게 공유하는 정도도 더 높았다. 반면 두려운 정도는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지영 연구원은 “코로나19 가짜뉴스를 믿고 퍼트리는 데에는 ‘분노’란 감정이 핵심적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두려움을 가진 사람은 관련 뉴스를 접해도 이를 검증하고 찾아보는 단계를 거치는 반면 화가 난 이들은 가짜뉴스를 쉽게 믿고 타인에게 내용을 공유하는 행동에까지 이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과 정치성향에 따른 코로나 19 가짜뉴스 신뢰정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감정과 정치성향에 따른 코로나 19 가짜뉴스 신뢰정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치성향과 감정 상태를 교차해 분석한 결과에선 ‘화가 난 보수층’이 관련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고 확산시킨 것으로 나왔다. 분노 수위가 높은 이들 중 스스로를 보수라고 응답한 경우엔 가짜뉴스를 3.35개(12개 중) 신뢰했지만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에 가깝다고 응답한 경우엔 가짜뉴스 2.82개를 믿었다. 분노 수위가 낮았던 응답자 중에선 보수(2.74개)와 진보(2.92개) 사이에 가짜뉴스를 믿는 정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소통 전략의 성패가 분노한 사람들, 특히 분노한 보수층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달렸단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에 엄정대응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정부 대응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구논문 공동저자인 이원재 교수는 “분노한 보수층이 가짜뉴스를 더 많이 믿고 퍼 날랐다는 것은 이들의 분노가 위로받고 해명되지 않았을 때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책임 있는 정부라면 분노한 보수가 왜 분노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생명은 어떤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가치에 이들이 동의할 수 있게끔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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