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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지문 속보에 유시민 “바라던 것 진전…희소식”
정세현 “유족에겐 불행한 일이지만 전화위복 될 수도”
문정인 “남북 정상 회동하고, 김정은 유감 표명해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5일 북한이 우리 국민을 바다 위에서 총살한 사건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지문을 통해 사과하자,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그 이전과는 다르다”며 “제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노무현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 10·4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행사 토론회에 사회자로 참석했다. 토론이 진행되던 중,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오후 2시에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을 발표했다. 통일전선부 명의의 이 통지문에는 김정은이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있었다.파워볼게임

토론회에 참석한 유 이사장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등은 김정은의 사과 소식이 전해지자 반색했다. 유 이사장은 사과 통지문 속보를 전달하며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의 통지문이 이전 북한 지도자들과 달라진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유 이사장은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그 이전과는 다르다”며 “이 사람이 정말 계몽군주이고, 어떤 변화의 철학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맞는데 입지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템포 조절을 하는 거냐, 아닌 거냐(질문을 받는데) 제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통지문을 읽고) 느끼기에는 (사건이 발생해) 상당히 민망한데 우리가 잘못했다고 빌기는 그렇고, 앞으로 영 안 볼 사이면 (비난을) 퍼붓고 말겠는데 봐야 할 사이인 것 같으니까 상대방의 화난 감정을 가라앉혀주는 느낌”이라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도 “일종의 계몽군주로서의 면모가 있다”며 “미국에서도 그 대목을 주목해줘야 한다. 독재는 틀림없지만 잘 관리하면 대화 상대도 될 수 있고, 평화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했다.파워볼사이트

통지문에 자체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김 위원장이 직접 여기에 대해 유감 표명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건 북쪽이 그동안 안 보여 왔던 행태다. 김정일, 김일성 시대와는 좀 다른 면모, 통 큰 측면”이라고 해석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또 “유명을 달리한 이씨와 가족들에게는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남북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이 불씨를 어떻게 살려내느냐(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문 특보는 통지문에 대해 “6월 이후에 모든 통신선이 차단됐는데 오늘 통신이 왔다는 건 우선 통신선이 사실상 복원됐다는 의미”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이 정말 정상국가로 간다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남북 정상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폭파)와 이번 (피살) 사건에 대해 회동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직접 구두로 사정을 설명하고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선 전에 남북이 만나 핵 문제를 풀고 평화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것을 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남북이 했던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freaky hoody' 캡처
인스타그램 ‘freaky hoody’ 캡처


머리부터 발끝까지 문신으로 도배한 남성이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한다면 어떨까. 프랑스 폴 랭귄 초등학교 교사 실뱅(35)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문신하고 심지어는 눈동자까지 문신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FX마진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은 정수리와 발끝, 손바닥, 성기 등에 문신한 것도 모자라 눈의 흰자에까지도 새까맣게 문신한 남성 실뱅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는 SNS에서 ‘프리키 후디’(Freaky Hoody)라는 이름으로 이미 유명한 인물이다.

실뱅은 27세에 처음 문신을 시작한 이후 8년 동안 거의 5만 유로(약 6800만원)를 들여 몸 전체에 문신을 했다. 최근엔 경제적 압박을 느껴 두 달에 한번 꼴로만 타투숍에 방문하고 있다. 이제 그의 몸에는 문신이 없는 신체 부위가 없다.

논란이 된 지점은 그의 직업이 초등학교 교사라는 점이다. 실뱅이 배치받은 초등학교의 학부모들 중에서는 “문신과 교사로서의 능력이 무슨 상관이냐”며 실뱅을 옹호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이들이 악몽을 꿀 정도로 무서워 할 수 있기 때문에 교단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한 익명의 학부모는 “처음에는 할로윈을 위해 분장한 줄 알았다”며 “교육당국이 저런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둔다는 것에 매우 놀라고 있다”고 했다. 교육에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실뱅의 사연을 보도한 르 파리지앵의 페이스북 댓글에는 “문신을 했다고 해서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겁 먹는건 이해가 간다. 실뱅이 내 아이의 선생님이었다면, 나는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다” “얼굴 문신은 피부색과 비슷하다. 문제될 게 없다” 등 반응이 갈리고 있다.

프랑스 교육부 규정에 따르면 교사가 문신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실뱅은 문신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스스로의 몸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밝혔다. 덧붙여 “외모보다 교사 자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남명 인턴기자

코로나 시대, 리퍼브가 뜬다

코로나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에서 일하고 매끼 챙겨 먹으며 운동도 하고 공연, 영화를 보는 게 일상이 되면서 매일 쓰는 가구와 가전 제품, 생활용품은 물론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집콕 생활을 위한 넓은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 간편 조리를 위한 에어프라이어와 고화질 TV, 집안 분위기를 바꿔줄 조명까지 위시 리스트가 늘어간다. 구매 비용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필요한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구매처를 찾아야 했다. 가격이 싸다고 성능과 디자인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리퍼브(Refurb)’ 매장이다.

리퍼브는 ‘refurbished’의 준말. 우리말로 하면 손질한 상품 정도가 된다. 성능에는 문제가 없지만 외관상 흠집이 있는 상품이나 구매자의 단순 변심 등으로 반품된 상품, 매장에 전시됐거나 재고로 쌓여 있던 상품 등을 새롭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새 제품이나 다름 없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성능 좋고 말끔한 제품을 싸게 ‘득템’할 수 있어 온라인에서도 인기다. 코로나 시대, 새 제품과 중고 제품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리퍼브의 세계.

◇흠집 나면 어때, 싸고 성능 좋으면 되지

단순 반품이나 전시 상품, 흠집이나 오염 있는 리퍼브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하는 이케아 광명점의 '알뜰코너'. 이케아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단순 반품이나 전시 상품, 흠집이나 오염 있는 리퍼브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하는 이케아 광명점의 ‘알뜰코너’. 이케아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셀프 인테리어 좀 해봤다는 사람들에게 이케아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가구부터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등을 취향대로 골라 직접 조립해 집이나 공간을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도 메리트다. 면적 5만9000㎡에 달하는 거대한 이케아 광명점에서 이케아 마니아들이 득템하는 곳은 따로 있다. 흠집이나 파손, 오염된 제품이나 매장 전시 제품, 포장이 훼손된 제품, 단종 제품 등을 판매하는 ‘알뜰코너’다. 제품 상태에 따라 정상가에서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소파와 침대, 수납장, 의자, 테이블, 조명, 쿠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주부 박재영(45)씨는 “알뜰코너에서 구입한 가구로만 올여름 딸아이 방을 꾸몄는데 작은 흠집이나 찍힌 부분은 막상 잘 보이지도 않고 제품 디자인과 성능에 문제가 없어 선뜻 구매했다”고 했다.

이케아 광명점 '알뜰코너'에서 50% 할인 판매 중인 매트리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이케아 광명점 ‘알뜰코너’에서 50% 할인 판매 중인 매트리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알뜰코너 재고는 하루에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언제 어떤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운이 좋으면 매장에 전시 중인 제품을 리퍼브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김지훈 이케아 광명점 리커버리 팀리더는 “알뜰코너는 필요한 가구를 알뜰하게 구매해 활용하는 단골 고객들이 자주 찾았는데, 코로나 이후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알뜰코너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알뜰코너’는 이케아 광명점을 비롯해 고양점, 기흥점, 동부산점에서 운영 중이다.

이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올랜드' 매장. 가전과 가구, 생활 소품, 유아용품, 식품 등 리퍼브 상품을 한자리에서 직접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이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올랜드’ 매장. 가전과 가구, 생활 소품, 유아용품, 식품 등 리퍼브 상품을 한자리에서 직접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가구와 가전 등으로 대표되던 리퍼브 시장은 이제 다양한 품목과 형태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에 리퍼브 전문 매장 ‘올랜드’가 문을 열면서 아웃렛 쇼핑을 하며 리퍼브 제품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게 됐다. 올랜드 이천점은 면적 1160㎡ 규모로 유명 가전과 가구, 생활용품, 식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정상가에서 30~7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침대나 소파부터 냉장고와 TV, 청소기, 커피머신, 핸드블랜더, 전자레인지 등 매장에 진열된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상태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다. 흠집 난 제품도 있지만 아예 뜯지 않은 새 제품도 많다. 과자와 음료수, 라면 등 식품도 저렴하게 판매해 부담 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주부 한송이(29)씨는 “아울렛에 왔다가 우연히 매장에 들어왔는데 상태도 좋은 데 가격이 저렴해 리퍼브를 다시 보게 됐다”며 “다음에 필요한 가구나 가전이 생기면 매장에 와서 살펴볼 생각이다”고 했다.

이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올랜드' 매장에 할인 판매 중인 리퍼브 상품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이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올랜드’ 매장에 할인 판매 중인 리퍼브 상품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롯데아울렛 광명점에 ‘리씽크’와 롯데아울렛 광교점에 ‘프라이스홀릭’에 이어 지난 4월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에 ‘프라이스홀릭’ 등 리퍼브 전문 매장을 입점시켰다. 코로나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침체에도 리퍼브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올랜드 2억원, 리씽크 1억1000만원에 이른다.

◇리퍼브 쇼핑도 이젠 온라인으로

경기도 일산 '리씽크'의 재고 창고.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리퍼브 상품이 창고에 가득 쌓여 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경기도 일산 ‘리씽크’의 재고 창고.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리퍼브 상품이 창고에 가득 쌓여 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리퍼브 쇼핑도 이제 언택트가 대세다. 온라인 쇼핑으로 간단하게 원하는 제품을 구매한다. 재고 전문 온라인 쇼핑몰 ‘리씽크’는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새 상품부터 사용감이 있는 상품을 재단장한 리퍼브, 품질에는 이상 없으나 다양한 이유로 반품된 반품 재고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지난 18일 찾은 330㎡ 규모의 리씽크 고양 일산 재고센터에는 온라인 주문으로 판매될 리퍼브 제품이 가득 쌓여 있었다. 리씽크몰은 홈쇼핑과 백화점 등 기업에서 나온 제품을 대량으로 매입하고 손질해서 상품으로 내놓는다. 기업에선 악성 재고를 처리하고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퀄리티 높은 제품을 얻을 수 있다.

리씽크는 홈쇼핑과 백화점 등 기업에서 나온 제품을 대량으로 매입하고 손질해 판매한다.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발송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물류 창고의 모습.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리씽크는 홈쇼핑과 백화점 등 기업에서 나온 제품을 대량으로 매입하고 손질해 판매한다.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발송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물류 창고의 모습.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리씽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노트북, 태블릿PC 등 IT 기기. 최근 코로나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돼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8월 24일부터 9월 7일까지 노트북 매출은 직전 2주보다 2배로 늘었다. IT 기기를 비롯해 리씽크의 전체 매출도 코로나 발생 전(지난해 11월~올해 1월)과 발생 후(올해 2~4월) 매출과 거래 건수가 각각 20%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이지만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데 일산 재고센터에선 노트북과 TV, 가구 등을 당일 재고에 따라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리퍼브 상품을 판매하는 기획 행사도 열린다. CJ몰은 매월 마지막 주 ‘스크래치 위크’ 행사를 연다. 미개봉 반품, 제조 과정 중 흠집이 발생한 제품 등을 30~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티몬은 매월 24일을 ‘리퍼데이’로 정하고 기획 상품전을 열고 상시로 리퍼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리퍼창고’를 운영한다.

리퍼브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위메프의 올해 4~5월 리퍼브 상품 거래액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5배 증가했다. 리퍼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취급 상품 수도 14배 늘어 현재 판매 중인 리퍼 상품은 약 1만개에 달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가전 제품의 프리미엄화로 신제품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리퍼 상품을 찾는 고객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먹거리도 알뜰하게

11번가는 대놓고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어글리러블리'를 론칭했다. 상품의 질에는 문제 없지만 외관상 못생겼단 이유로 폐기되는 제철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사진은 어글리러블리 고구마. /11번가
11번가는 대놓고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어글리러블리’를 론칭했다. 상품의 질에는 문제 없지만 외관상 못생겼단 이유로 폐기되는 제철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사진은 어글리러블리 고구마. /11번가

리퍼브에 대한 관심은 먹거리로도 확장했다. 품질은 좋은데 못생기거나 흠집이 났다는 이유로 버려지던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푸드리퍼브’다. 못난이 감자, 못난이 사과 등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농산물이 이제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됐다.

못생긴 B급 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엔 한 예능 프로그램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12월 SBS ‘맛남의 광장’을 통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강원도 못난이 감자 판매를 부탁하면서 이마트에서 30톤을 판매한 일이다. 못난이 감자는 이틀 만에 완판됐다. 못난이 감자의 완판 행진 이후 이마트는 못난이 왕고구마, 못난이 왕양파, 못난이 홍로 사과 등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 중이다.

11번가는 대놓고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올해 4월 론칭한 ‘어글리 러블리’다. 맛은 우수하지만 외관상의 이유로 출하되지 못한 지역 농협과 농업회사 법인들의 제철 농산물을 어글리 러블리 브랜드로 판매한다. 4월 론칭 이후 9억2000만원 이상의 판매액을 올렸다. 현재 고구마와 천혜향을 판매하고 있으며 추석 선물세트로 선별된 물량 외 모양은 예쁘지 않아도 맛은 동일한 강원도 고랭지사과, 익산배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달부턴 비늘이 벗겨졌지만 크기가 큰 삼치와 우럭 등 수산물도 판매한다.

'라스트오더'는 가까운 음식점, 편의점, 마트, 백화점 등의 유통 기한 임박 상품과 마감 세일을 알려주는 모바일 앱이다. 매장에선 재고나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를 줄이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 라스트 오더
‘라스트오더’는 가까운 음식점, 편의점, 마트, 백화점 등의 유통 기한 임박 상품과 마감 세일을 알려주는 모바일 앱이다. 매장에선 재고나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를 줄이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 라스트 오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보던 마감 세일도 푸드 리퍼브의 일종. ‘라스트오더’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과 마감 세일을 알려주는 모바일 앱이다. 마감 세일로 당일 만들거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 소진해 버려지는 재고와 음식 쓰레기를 줄인다. 이용자 입장에선 저렴하게 가까운 동네 식당이나 카페,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의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라스트오더 이용자 수는 2.5배, 판매량은 6배, 다운로드 건수는 4배로 늘었다. 문치웅 사업운영총괄은 “마감 세일로 구매하는 음식이 정가 상품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실제 구매해 보니 맛과 질의 차이가 없어서 재구매로 이어지고 마감 세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

☞리퍼브(Refurb)란?

‘Refurbished’의 준말로 우리말로 하면 손질한 상품 정도가 된다. 성능에는 문제 없지만 외관상 흠집 있는 상품이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상품, 전시 상품이나 재고 등을 새롭게 손질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앵커>

자영업 환경을 좀 더 들여다보면 이미 포화상태인 분야가 많아서 코로나가 잦아들어도 상황이 나아질 거라 낙관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수명 연장책보다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식으로 위기를 극복해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데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코로나로 대세가 된 비대면 소비는 매장을 내고 손님을 맞았던 전통적 자영업자들의 설 자리를 좁혔습니다.

온라인 주문과 배달 영업이 강화되고 매장 규모는 줄어듭니다.

생존방안 ① 비대면은 대세, 변신하라.

허브 가게를 운영하는 김정숙 씨는 지난해 발 빠르게 온라인 매장을 연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오프라인 매출은 30% 감소했지만, 온라인 매출이 50% 이상 늘면서 요즘 배송할 상품을 포장하느라 분주합니다.

[김정숙/허브 가게 운영 :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줄어든 부분을 온라인에서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몰에는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옵니다.]

생존방안 ② 저성장기 무모한 창업은 금물

내수 빙하기엔 ‘저위험, 저투자’ 창업으로 위험을 줄여야 합니다.

김영희, 박치현 씨 부부는 지난 7월 10평 남짓한 작은 두부 프랜차이즈 가게를 열었습니다.

소자본으로 안정적 매출을 올리면 고수익은 아니어도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을 거란 판단이었습니다.

[김영희/두부 가게 운영 : 소자본으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건비가 많이 안 들었으면 해서 저희 부부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25%, 미국보단 4배, 일본보단 2.4배 많습니다.

식당 수만 67만 개, 인구 80명당 1개꼴로 채산성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이렇다 보니 창업 후 5년 동안 살아남을 확률은 넷 중 하나에 불과한 현실입니다.

창업과 단기 지원에 편중된 정부의 자영업 대책은 공급과잉 업종에 뛰어들게 하거나 억지로 수명을 연장할 뿐이어서 맞춤형 지원 방식이 필요합니다.

생존방안 ③  자영업만이 능사는 아니다.

20년 직장생활을 마무리한 김명덕 씨는 자영업도 고민했지만 정부 지원을 받아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4년 전 귀농했는데 지금은 2천 평이 넘는 스마트 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명덕/농장주 : (자영업은) 불확실성이 너무 컸습니다. 안정적인 걸 최우선으로 삼다 보니 농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정부가 농업 창업자금 지원을 해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게 최대 3억이고요.]

코로나가 가져온 소비 지형의 변화, 자영업에는 거대한 위기지만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VJ : 정민구·박현우)   

이성훈 기자sunghoon@sbs.co.kr

B급 홍보의 달인이 된 충주

같은 옷을 입은 남자 네 명를 세워놓고 교관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물었다.

“자 이제 눈치 게임 시작하겠다. 충주야, 청주야?”

네 사람 입에서 충주와 청주가 뒤섞여 “췅주”라는 대답이 나오자 교관은 “청주라고 한 XX 누구야. 당장 나와”라고 소리를 질렀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었던 예능 프로그램 ‘가짜 사나이’를 패러디한 ‘가짜, 가짜 사나이’의 한 장면. 교관은 ‘충주시 홍보맨’으로 알려진 시청 공무원 김선태 주무관, 훈련생으로 등장한 사람은 모두 유튜브를 통해 모집한 일반인이다. 김 주무관이 ‘가짜 사나이’의 유행어 “너 인성에 문제 있어”와 “4번은 이기주의야”를 써가며 일반인에게 기합을 주는 이 영상은 유튜브의 충주시 공식 채널 ‘충TV’에 올라왔다. 대체 이 영상과 충주시 홍보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조회 수 46만이 넘는 이 영상에서 훈련생은 충주시 특산물인 산척 고구마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충주시가 고구마 축제 홍보를 위해 만든 포스터./충주시 제공
충주시가 고구마 축제 홍보를 위해 만든 포스터./충주시 제공

충주시를 홍보하는 소셜 미디어에는 관공서에서 내놨다기엔 너무 재기가 넘치고, 공무원이 만들었다기엔 꽤나 발랄한 콘텐츠들이 있다. ‘양반의 도시’로 잘 알려진 충주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충TV가 있기 전에 충주시 페이스북이 있었다. “충성할 때 충! 충주시청” “믿음, 소망, 사과. 사과는 충주 사과” 등 말장난 같은 홍보 문구와 대충 그린 듯한 그림이 합쳐진 홍보 포스터가 페이스북의 충주시청 페이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다음에 나온 게 시청 홍보팀 김선태 주무관이 운영하는 충TV와 농정과 유통팀이 만든 ‘충주씨’ 유튜브 채널이다. 충주씨는 충주시를 대표하는 캐릭터 수달의 이름으로 사과, 고구마, 밤 등 특산품 홍보에 특화가 됐다.

충주시 유튜브에는 주로 B급 패러디 영상과 공무원 인터뷰, 먹방 콘텐츠가 올라오고, 김선태 주무관의 브이로그(개인의 일상을 담은 셀프 카메라)와 상황극도 있다. 여느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과 다를 게 없지만 충주시 홍보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김 주무관이 충주시 하수처리장에서 밥을 먹는 먹방을 선보이면서 하수처리장 공무원이 하는 일을 보여주고, ‘가짜 사나이2’ 지원 영상을 찍으면서 체력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선 보건소 홍보를 함께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가장 인기가 많았던 영상은 관짝 소년단 밈(가나에서 관을 든 상여꾼들이 춤을 추는 영상을 패러디한 것)을 만들어서 코로나 예방법을 홍보한 것으로 조회 수 400만이 넘었다. 충주시 채널의 구독자는 12만6000명. 13만7000 구독자를 보유한 서울시 채널에 이어 지자체 유튜브 중에서 2위를 차지했다. 서울시 채널의 유튜브 1년 예산이 6억원인데, 충TV는 60만원에 불과하다.

충주씨도 B급과 병맛(맥락 없고 어이없음)으론 만만치 않다. 충주씨는 주로 노래를 통해서 홍보를 많이 하는데, 대표곡 ‘사과하십쇼’는 오규석 부산 기장 군수가 군정 질의 도중에 “사과하십쇼”를 400번 이상 외친 것을 패러디한 것. 나이트클럽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박자와 선율로 이뤄졌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있는 곡으로 ‘사과’의 중의적인 의미를 살렸다. ‘사과하십쇼’를 반복하다가 어물쩍 ‘사과 사십쇼’로 넘어가는 게 포인트. 조회 수가 50만 가까이 됐고, “일하면서 듣고 싶다”는 청원이 이어지자 9시간 동안 이 노래를 무한 반복하는 음원도 만들었다. 이 외에도 가수 배기성과 함께 부른 트로트 ‘비겁하다 옥수수다’, 래퍼 지코의 ‘아무 노래’를 패러디한 힙합 ‘아무 고구마’ 등이 있다.

충주는 재미나 유흥 하면 떠오르는 도시는 아니기 때문에 B급·병맛 홍보물이 가져오는 충격과 반전 효과가 더 크다. 교육방송이 ‘펭수’ 같은 캐릭터를 만든 게 흥미를 끄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충주씨를 만든 공무원 중 한 명인 이래관 주무관은 차분하고 담담한 말투로 “충주는 양반의 도시이고, 충주인들은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은 편견이다”라고 했다. 그와 동료들은 지자체에서 농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문구가 하나같이 ‘푸른 물, 맑은 공기’로 시작하는 것을 보고 이를 탈피하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 이 주무관은 “사과와 관련된 단어를 찾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사과, 사과’를 되뇌다가 ‘사과하십쇼’가 떠올랐다”고 했다.

김 주무관은 “충TV가 ‘개인 유튜브처럼 재미만 강조한다’ ‘시정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내부적인 비판도 있지만, 일단 충주시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주는 존재감이 크지 않고, 재미 없단 인상을 주는 도시이기 때문에 눈길부터 끌어야 했다”고 했다. “결재를 받고 올리는 게 맞냐”는 댓글 반응에 대해선 “결재 과정이 거의 없다. 예를 들어 홍보물의 글씨 크기 갖고 누군가는 크다고, 누군가는 작다고 지적한다. 그들의 취향을 다 맞추려면 너무 무난하고 지루한 결과물이 나온다”고 했다. 충TV와 충주씨는 충주를 ‘노잼’(재미 없음) 도시에서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 독특한 도시로 만들었다. ‘사과하십쇼’ 영상에는 이런 댓글이 있다. “진짜 코로나 끝나면 충주 여행 간다. 그곳은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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