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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빨리빨리’ 정신 VS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

편집자주: 우리에게는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격주 수요일 연재되는 ‘같은 일본, 다른 일본’은 현지 대학에 재직 중인 미디어 인류학자 김경화 박사가 다양한 시각으로 일본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기획물입니다.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과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빠른 것을 강조하는 한국은 일본 시계가 느리다고 탓하기 전에 한국의 시계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일러스트 김일영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과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빠른 것을 강조하는 한국은 일본 시계가 느리다고 탓하기 전에 한국의 시계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일러스트 김일영

◇한일 양국에서 경험하는 논문쓰기, 마감 시계가 다르다

정신 없던 9월이 끝나간다. 새 학기의 시작과 맞물리기도 했지만 원고의 마감이 겹쳐 전쟁 같은 한 달이었다. 매일이 전투라는 회사나 가게 일과 비교하자면, 논문이나 책을 쓰는 일은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거북이처럼 느린 프로젝트다. 오랜 시간 조사하고, 생각하고, 글로 쓰고, 수정을 되풀이하는 연구자의 마감은 다른 의미에서 격렬하고 고통스럽다. 몰려드는 마감을 하나하나 넘기면서 연구자의 시계는 바깥 세상과는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한국과 일본에 양다리를 걸친 연구자이다 보니, 마감에 있어서도 두 나라의 전혀 다른 시간 감각을 실감하곤 한다.파워볼사이트

이번에 마감한 원고는 일본에서 발행되는 학술 저널의 특집호에 투고한 논문이다. 몇몇 인류학자 동료로부터 ‘아시아의 소비 문화’에 대한 특집을 함께 꾸려 보자는 제안을 받은 게 4년 전인데, 그 때는 2020년 출간을 목표로 도전해 보자는 말이 까마득했다. 1년에 두 번씩 모여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연구회를 갖고 격려를 건네고 충고도 주고받았다. 초고를 마감한 것은 1년 반 전인데, 이후 ‘피어 리뷰’ (Peer Reviewㆍ학술적인 저작물에 대해 익명의 동료 연구자가 심사하는 과정)를 거쳐 수정 원고를 제출했다. 다행히 심사가 순조로워서 한번만 더 교정을 보면 연말쯤에는 저널 특집호에 논문이 한 편 실리겠다. 4년 동안 ‘아시아의 소비 문화’도 변했을 테지만, 최신 동향에 대한 분석을 담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읽어도 의미가 있을 충실한 특집이 되었고, 동료와 머리를 맞대고 꼼꼼하게 검토하는 과정에서 배운 점이 많았다.

한국에서도 학술 저널의 특집을 꾸리는 일의 순서는 다르지 않다. 동일한 주제로 의기투합한 연구자들이 연구회에서 성과를 공유하고, 원고를 쓰고, 심사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일이 진행되는 속도가 비교가 안 되게 빠르다. 한국의 학술 저널 특집호에 논문을 투고한 적이 있다. 내용상으로 제법 무게감 있는 이론적 주제였는데, 첫 연구회에서 온라인 발행까지 반 년도 걸리지 않았다. ‘피어 리뷰’ 결과가 이메일로 도착했을 때에는 말 그래도 ‘멘붕’ 이었다. 일본에서라면 적어도 한 달은 주어졌을 원고 수정 기간이 불과 일주일도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밤잠을 줄여서 마감 내에 원고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시간에 쫓기며 수정한 원고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최신 연구 과제가 언급된 흥미로운 특집호가 나왔다. 원고를 매만질 시간 여유가 조금이라도 더 있었다면 더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속도감 있게 연구하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동료의 충고를 곱씹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며 타인의 의견을 반영하는 작업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과정에는 아쉬움이 많다.

논문의 마감 시계만 다른 것이 아니다. 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서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그곳에 살던 2년 동안 완공된 모습을 못 봤다. 지하철 역 보수 공사도 한번 시작하면 세월아 네월아 일 년 안에 끝나는 경우가 드물다. 논문 마감도 느릿느릿, 공사도 느릿느릿, 한국과 비교하자면 일본의 시계는 느리게 간다.

◇다 같은 ‘느림’이 아니다

더운 지역에서는 사람들의 성격이 대체로 느긋하다. 걸음걸이도 느릿느릿하고 일을 처리하는 손놀림도 굼뜨다. 날씨가 덥다 보니 부지런히 움직이면 금방 지치고 서로 부딪히기도 쉽다. 이런 사회에서의 ‘느림’은 더불어 살기 위한 미덕이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사적인 삶을 즐기는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사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근면하게 일하는 개미의 삶은 무의미하다는 가치관이 팽배하다. 사회는 천천히 돌아가고 발전이 느리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평화롭다. 이런 사회에서의 ‘느림’은 더 행복한 삶을 위해 감내하는 불편함이다. 느리다고 다 같은 ‘느림’이 아닌 것이다.

일본 사회의 ‘느림’은 무슨 일이든 철저하게 하려는 완벽주의에서 비롯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우선 시계를 멈추고 본다. 꼼꼼하게 경우의 수를 분석하고 앞으로 닥칠 낯선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일단 일이 시작되면 시계가 천천히 돌아가기는 하는데, 스피드보다는 디테일이 중요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좋게 말하면 철저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유연성이 없다.

도쿄에 예약잡기가 하늘에 별따기 처럼 유명한 초밥집이 있다. 고급 초밥집과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에도 훌륭한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소문에 인기 폭발인데 좌석이 딱 세 개 뿐이란다. 인터넷에 떠도는 최신 소문을 따르면 요즘에는 8년 뒤 예약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요즘 같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8년 뒤라니! 손님이 많으면 매장을 넓힐 만도 하고 매출을 올릴 궁리도 할 만한데, 주인장은 ‘단 세 명의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초심을 꺾지 않는다. 스피드와 근면을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느리다고 하면 게으름이나 비효율 등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일본의 ‘느림’은 다른 맥락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초밥 장인의 옹고집은 게으름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근면함에서 비롯된 ‘느림’인 것이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

새로운 일이라면 일단 시작하고 보고, 한번 시작한 일이라면 서둘러 끝을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 사회의 정서를 ‘빨리빨리 문화’ 라고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스피드가 남다르다. 다른 나라에서는 족히 1시간은 걸리는 입국 수속이 15분만에 끝나고, 붐비는 도로 위를 자동차는 곡예하듯 질주한다. 주문하면 30분 내로 따끈한 음식이 배달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침에 주문한 상품을 저녁에 집 앞에 갖다 놓는다. 마치 ‘빨리빨리’가 급변하는 세상의 성공 비결이 된 듯, 철저함을 추구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일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일이 합작한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개발자가 전해 준 이야기에 따르면, 한일간 일을 대하는 시간 감각의 차이가 종종 갈등의 요소가 된다고 한다. 업무에 차질이 생겨서 기획, 마케팅 부서와 협업을 약속했던 일정에 서비스 개발을 완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국의 개발자들은 입을 모아 ‘불완전해도 일단 서비스를 시작한 뒤 하나씩 고쳐 나가자’ 라고 주장했는데, 일본의 개발자들은 ‘다른 부서에 폐가 되더라도 서비스오픈은 미루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독자라면 어느 쪽 손을 들어주겠는가. 불완전해도 서비스를 시작하자는 한국인 개발자의 주장은, 업무에 대한 진취적 태도와 순발력은 훌륭하지만 흠이 있는 서비스를 쓰게 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무책임하다. 반면,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오픈을 미루자는 일본인 개발자의 주장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철저함은 칭찬받을 만 해도 업무상 발생하는 비효율이 만만치 않다. 결국 이게 좋다 저게 그르다는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과 디테일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과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 양쪽 다 장단점이 있다. 다만, 팔이 안으로 굽다 보니 아무래도 ‘빨리빨리’ 문화의 부정적 결과를 고스란히 안고 사는 한국 사회에 쓴 소리를 하게 된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 복원 공사가 2년만에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 일본의 지인이 ‘20년이 걸렸다고 해도 납득할 만한 규모의 공사가 2년에 끝났다니 놀랍다’고 혀를 내둘렀다. 놀라운 속도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공사 중에 발견된 귀중한 문화재는 훼손되었다 하고 조경 공사는 날림이어서 산책하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실 한국 사회가 겪는 많은 문제가 ‘빨리빨리’를 추구하다가 ‘대충대충’을 정당화하는 것에서 비롯되지 않았던가. 일본의 시계가 느리다고 하기 전에 한국의 시계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김경화 칸다외국어대 준교수

[秋면죄부 후폭풍]

검찰이 28일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서모(27)씨 군(軍) 휴가 연장 청탁 혐의 등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여론은 들끓었다. 법조계는 물론 검찰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터져나왔다.

29일 환한 웃음 지으며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추미애 법무장관/뉴시스
29일 환한 웃음 지으며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추미애 법무장관/뉴시스

서울동부지검(지검장 김관정) 수사 결과를 전한 네이버 뉴스 코너에는 검찰과 추 장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을 위한 국가인지 부패한 금배지를 위한 국가인지”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무마가 되느냐. 추미애 ×들이 검사장을 맡고 있으니… 치가 부들부들 떨린다” “검찰을 자기들의 개로 만드는 게 검찰 개혁이냐” 등이었다. “직접 한 게 아니면 괜찮다는 검찰 논리라면 5·18 전두환 발포 명령도 무죄냐”는 글도 있었다.동행복권파워볼

젊은 이용자, 특히 남성이 많은 ‘에펨코리아’ ‘엠엘비파크’ 등 대형 사이트엔 “우리도 그렇게 휴가 갈 수 있냐” 등 분노의 글이 잇달았다. “미군 장성들도 서면 보고 후 휴가 간다”는 카투사 출신의 글 아래엔 “엄마가 국토·법무·외교부 장관이면 보고 없이 가능”이란 댓글이 달렸다. 직장인 게시판 앱엔 “민주주의가 사망한 것 같은데 조의금 보낼 계좌 좀 누가 찍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추미애 보좌관은 서씨의 형도, 삼촌도 아닌 완전한 제3자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자 친구가 휴가 구두로 연장하고, 회사 부하가 연장하고, 엄마 친구가 연장해도 되는 것이냐”는 글도 있었다.

대학가도 들끓었다. 서울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정의란 게 있나 싶다. 힘 있는 자가 곧 정의” “허리디스크 달고도 군소리 없이 병역을 다 이행한 내가 바보였다”고 적었다. 연세대 커뮤니티 이용자는 “추미애는 자기가 영전시킨 검사한테 무혐의 받았네. 검찰 개혁의 참모습 잘봤습니다”라고 했다.파워사다리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검사들은 본지 통화에서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자기 아들 휴가 문제 담당 장교의 전화번호를 보낸 것은 ‘잡음 없이 잘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추 장관 개입이나 청탁은 없었다’고 발표한 것은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라고 했다. 한 부장검사는 “이런 방탄, 면죄부 수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특히 서울동부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 대검찰청으로부터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받고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부지검이 수사 결과 보고서를 올렸던 지난 27일 대검은 내부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선 실무진뿐만 아니라 조남관 대검 차장도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으니 보완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추 장관을 보좌했던 조 차장까지 ‘전원 무혐의’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그러나 ‘추미애 사단’으로 통하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를 듣지 않고 원안대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팀이 추 장관의 서면 답변을 받은 바로 다음 날(27일) 대검에 ‘추 장관과 아들 등 전원 무혐의’ 방침을 보고한 것으로 두고도 “처음부터 답을 정해놓고 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핵심 인물인 추 장관의 답변서를 받자마자 수사팀이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은 미리 결론이 짜여 있었단 뜻”이라며 “어떤 사건도 이렇게 처리하진 않는다”고 했다.

민영 주택 ‘생애 최초 특별공급’ Q&A

[서울신문]5년 이상 소득세·월평균 소득 130% 이하
주택 소유한 적 없는 기혼 가구에 ‘추첨제’
가구원 중 분양권·특공 이력 있다면 제외
청약저축은 안 돼… 청약예금으로 바꿔야

공공주택에만 있던 생애 최초 특별공급제도가 29일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도입됐다. 주택을 보유한 적이 없는 기혼 무주택 가구에 추첨으로 전용면적 85㎡(약 32평) 이하 민영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 가점이 낮아도 당첨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청약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가구 구성원으로 혼인 중이거나 미혼 자녀가 있는 사람, 근로자나 자영업자로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사람이 대상이다. 이 밖에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신설된 민영주택 생애 최초 특별공급제도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청약하려는 주택의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과거에 한 번이라도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어야 한다. 가구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분양권을 갖거나 상속·증여로 주택을 보유했다면 생애 최초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단 신청자와 같은 집에 사는 만 60세 이상 부모(직계존속)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거나, 과거 소유한 사실이 있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청약예금·부금 통장이 아닌 청약저축통장 가입자도 신청할 수 있나.

“아니다. 민영주택은 청약부금, 청약예금, 주택청약종합통장으로만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 전에 청약저축통장을 청약예금통장으로 바꾸면 가능하다.”

-혼인했지만 현재 배우자가 주민등록등본상 분리된 경우 청약이 가능한가.

“그렇다. 신청자가 혼인 사실을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혼인관계증명서로 증명하면 된다. 단 배우자 등본에 등재된 직계 존비속 전원이 주택 소유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혼했고, 자녀가 주민등록등본상 분리돼 있어도 신청할 수 있나.

“아니다. 신청자가 이혼 등으로 배우자가 없을 땐 미혼 자녀가 주민등록등본상 같이 등재된 때만 적용된다.”

-근로자와 자영업자만 가능하고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는 신청할 수 없나.

“아니다. 특고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로부터 최근 1년 내 소득세를 납부한 기록과 전체 합산해서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기준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면 된다. 5년 이상 납부 내역은 5년 연속이 아니어도 괜찮다.”

-본인은 소득이 없고 배우자가 근로소득이 있을 땐 배우자가 소득세를 낸 기한도 인정받나.

“아니다. 본인이 소득세를 납부한 때만 인정된다. 본인이라도 근로·사업 소득이 없고 이자·배당 소득만 있으면 자격이 없다.”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는 금액으로 어느 정도인가.

“3인 이하 가구는 722만 1478원, 4인 가구는 809만 4245원, 5인 가구는 901만 9860원, 6인 이상 가구는 987만 2308원 이하다. 신청자와 신청자의 주민등록등본상 성년 가구원들의 근로·사업 소득을 합산해 산정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신데믹 위기> ①’호모 마스쿠스’의 출현

마스크를 쓴 인간 '호모 마스쿠스'가 보편적인 인류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지난 6월 대구 달서구청이 ‘참을 인(忍)’ 글자가 적힌 초대형 마스크를 선사유적공원 원시인 조형물에 설치한 모습이다. 달서구청은 ‘폭염에 맞서 마스크 쓰기에 앞장서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뉴스1]
마스크를 쓴 인간 ‘호모 마스쿠스’가 보편적인 인류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지난 6월 대구 달서구청이 ‘참을 인(忍)’ 글자가 적힌 초대형 마스크를 선사유적공원 원시인 조형물에 설치한 모습이다. 달서구청은 ‘폭염에 맞서 마스크 쓰기에 앞장서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세계 각국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당장은 손에 잡히지 않고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인류의 위기다.

인류를 위기 상황으로 몰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뿐만이 아니다.
당장 기후 위기 불리는 기후변화 문제가 있다. 지구 기온이 앞으로 0.5도만 더 올라도 재앙이 닥칠 것이다.

미세먼지 오염도 심각하다. 전 세계에서 연간 700만~9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불러온다. 따지고 보면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재앙이다.

쌓여만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식탁에 오르는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인류 건강을 위협한다.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 걱정이다.


신데믹…2개 이상의 유행병이 한꺼번에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스1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스1

인류는 신데믹(Syndemic) 위기에 처했다.

신데믹은 2개 이상의 유행병이 동시 혹은 연이어 집단으로 나타나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사태를 악화하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의학 인류학자 메릴 싱어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신(syn-)’은 ‘함께’ 혹은 ‘동시에’ 뜻을 가진 접두사이고, ‘데믹(-demic)’은 유행병(epidemic)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5월까지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은 코로나19와 환경문제 연관성을 다룬 논문을 최소 200편 이상 발표했다.

논문들에서 언급한 대로 2020년 현재 신데믹을 이루는 네 가지 재앙은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다.

신데믹 위기에 처한 인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데믹 위기에 처한 인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후변화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을 가져왔고, 산불을 일으켜 미세먼지 오염을 악화시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실가스 배출이나 미세먼지 배출은 일시 줄었지만,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등 폐기물 문제를 악화했다.
화석 연료를 태우면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미세먼지로, 코로나19로 사용이 늘어난 마스크는 그 자체가 플라스틱 폐기물이고, 자연계에 들어가 분해되면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미세먼지가 된다.
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태우면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폐기물이 모이는 이곳은 코로나19로 배달 음식과 택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처리량이 늘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폐기물이 모이는 이곳은 코로나19로 배달 음식과 택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처리량이 늘었다. 연합뉴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코로나19든, 기후변화든 서로가 얽혀있는 문제이고, 복합 위기”라며 “위기가 당장 코앞에 닥쳐 있는데, 사람들이 눈앞의 이익만 찾는다”고 지적했다.

네 가지 재앙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인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들 문제는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만 따로 해결할 수가 없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고, 지구 생태계에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개인과 사회, 국가, 인류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마스크 쓴 인간 ‘호모 마스쿠스’

(지난 1월 19일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19일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신데믹의 상징은 ‘호모 마스쿠스(Homo maskus)’의 등장이다.
‘호모 마스쿠스’는 ‘마스크를 쓴 인간’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플라스틱을 재료로 만든 마스크의 착용은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기후변화와 산불, 미세먼지 오염과도 관련이 있다.
마스크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은 인류의 자업자득이다.

과거에도 인류는 마스크를 썼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 때도 많은 인류가 마스크를 착용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미국인들 모습. 중앙포토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미국인들 모습. 중앙포토

한국인도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코로나19와 함께 출현한 ‘호모 마스쿠스’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이나 상점 출입 때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는 등 차이는 있지만 전 90% 이상의 국가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마스크의 효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초기엔 건강한 사람 마스크 쓸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유럽이나 북미지역에서는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도 심했다.

미국의 경우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명령이 내려지지 않거나 늦게 내려졌고, 이것이 확진자나 사망자 숫자에도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는 “과거 마스크 착용을 잘했던 유럽이나 북미 사람들은 20여 년 전부터 테러에 대한 우려, (이슬람에 대한) 종교적 거부감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을 꺼리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호모 마스쿠스가 승리했다.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나타나기 전의 감염자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가 확인되고,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일반 대중의 보편적 마스크 착용이 확산한 것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는 손 씻기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방어수단이다.


마스크도 완벽한 방어는 못 돼

마스크에 의한 공기중 바이러스 차단. 자료:사이언스
마스크에 의한 공기중 바이러스 차단. 자료:사이언스

마스크 착용이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면,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에게는 호흡 곤란 등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마스크 내부에 세균이 번식할 수도 있다. 폭염 때 체온이 상승하는 문제도 따른다.

마스크가 완벽한 방어수단도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가 보건용 마스크나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주변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바이러스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건강한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흡입할 가능성을 크게 낮춰준다.

일반 대중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면 감염자가 있더라도 바이러스를 흡입할 가능성이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극소수의 코로나19 바이러스만을 흡입하기 때문에 백신 주사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면 마스크 안쪽에 온도와 습도가 상승하는 ‘미소환경’이 형성돼 감염자 체내 바이러스 복제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검증이 더 필요하다.

지난여름 프랑스 유명 누드 해변에서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옷은 벗어도 마스크는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중국 하이난 사범대학 연구팀의 실험에서 참새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에 익숙해져 비행 개시 거리(flight initiation distance, FID)를 줄일 정도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보다 마스크 쓴 사람이 더 가까이 접근하도록 허용할 정도로 위협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적어도 1년은 더 마스크 착용해야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교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어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피크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기를 고려하면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캐나다 보건 당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2~3년은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이 나와서 보급되고, 전체 인구의 60~70%가 면역을 갖는 집단면역에 도달해야 비로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인류는 앞으로 쉽게 벗지는 못할 것이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호흡기 유행병이 등장하지 않아야 하고, 미세먼지까지 사라져야 마스크를 벗고 호모 사피엔스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천권필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14년차 전직 이스타항공 기장 김모씨
생계 위해 대형버스 면허에 택시, 화물차 면허까지 따
“신입으로 재취업 사실상 불가..알바도 하루 일하고 잘려”
전직 이스타 직원들, 명절에도 자격증 공부하며 재취업 ‘안간힘’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쓰다 한계가 오자 가지고 있던 차를 팔았다. 그 돈으로 빌린 돈을 갚고 두 달을 버텼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쿠팡 새벽배송은 남는 게 많지 않아 한 번 하고 그만뒀다. 조립식 가구 배달일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하루만에 잘렸다.

14년간 비행기를 몰던 경력이 하루 아침에 쓸모 없어지자 전직 조종사인 김모(54)씨에게 남은 건 취업이 버거운 나이뿐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다. 행사가로 2만원 할인된 69만원을 내고 지난달 대형면허를 땄다.

면허가 있다고 바로 버스를 몰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면허를 취득한 날로부터 1년이 지나야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그는 부랴부랴 택시 면허도 땄다. 지금은 화물차운송자격증까지 따고 화물 배송일을 알아보는 중이다.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중인 전직 기장 김모(54)씨.(사진=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제공)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중인 전직 기장 김모(54)씨.(사진=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제공)

생계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부모님 뵐 면목은 없었다. 코로나를 핑계로 이번 명절은 고향집에 내려가는 대신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

“전화만 하면 우시니까…통화하기도 그래요. 엊그저께 전화만 하고 말았어요.”

◇대책위 단톡방엔 “배고프다”·”15끼니째 라면만 먹는 중” 글 계속 올라와

“막막하긴 하죠. 멍하게 있을 수는 없으니 뭐라도 해보려고요.”

해고 통보를 받은 4년차 부기장 정모(33)씨는 이번 명절에 IT 관련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기로 했다.

맞벌이지만 전세대출금 이자와 생활비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다. 아내에게 미안해서라도 이번 명절때는 코로나 핑계로 사람 안 만나고 안 나가면서 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다.

정씨는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전공을 살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재취업을 준비중”이라며 “부모님도 오지 마라고 부담을 안 주려 하시니 죄송하다”고 말했다.

30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8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해고 노동자들은 이삿짐센터 아르바이트와 대리기사, 방송보조출연 등으로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추석에는 일감이 없어 생계가 막막한 직원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대책위 단톡방에는 15끼니째 라면만 먹고 있다거나 배고프다는 글이 계속 올라온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항공기 6대를 관리할 정비사 500여명은 아직 회사에 남아있지만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월급을 받지 않고 출근하고 있다”며 “급여는 안 나오는데 매일 출근해야 하니 알바를 해 생활비를 벌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정부여당이 이스타항공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이스타항공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금 지원 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3일부터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과 정부의 적극 해결을 촉구하는 무기한 농성을 진행중인 노조는 추석에도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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